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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샐러리맨 이야기

인연 - 07

밥 기운 때문인지 지연은 슬슬 잠이 왔다.

쿠션을 가슴에 대고 자연스럽게 엎드렸다.

잠이 드려는데 잠결에 옆자리 남자가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오후 3시쯤 되었을까? 병수가 절룩거리며 나타났다.

며칠 쉬었다고 그런걸까? 집에 있을 때보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

영태는 꾸벅꾸벅 졸고 있다.

옆자리에서 처음 보는 여자가 잠을 자고 있다.


"어? 내일 나온다며?"

사람의 움직임을 느꼈는지 영태가 "스르륵" 엉덩이를 빼며 일어났다.

"어 그럴려고 했는데.. 나가자."

병수가 지난번 대출 받은 책을 들고 나갔다.

영태도 휴대폰을 챙겨서 뒤따랐다.


둘은 아주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영태는 게토레이 한 캔을 뽑아 건네주며 병수의 발부터 살핀다.

아직 많이 부어있는 것 같다.

"안나온다더니 좀 괜찮냐?"

"대출 받은 책을 좀 읽으려고 했는데, 자리에 두고 가서 가지러 왔어."

"짜식 핑계 대기는.. 집구석에만 있으려니까 좀이 쑤시디?"

'-_   -;;;'

"오죽 하겠냐? 방구석구석에 CCTV라도 달려 있을지 모르는데.."

"머 그정돈 아니거든? 근데 왠일이냐? 자진해서 음료술 다 뽑아주고?"

"ㅋㅋ 내가 뭘? 원래 예전부터 이랬잖아.. 세삼스럽게.. -0   -;;"

"별 일 없지? 내 옆자리 근호형은 어디 갔냐? 백설공주가 주무시던데.."

"아, 너 발 다쳐서 일찍 가던 날 짐 싸서 고시원 들어갔어."

"아, 그래? "

"그 백설공주가 자꾸 쳐다 본다는 그여자야 -_  -;;"

"자리 잡은 거야?"

"아니 그런 것 같진 않은데 꼭 그 자리에 앉더라."

"이쁘냐?"

"글쎄..그냥 평범해 75점?"

"음.. 그럼 내가 보면 65점쯤 되겠네!"

"새끼! 눈 높은 건 알아줘야돼"

"공부는 잘 되냐?"

"ㅍㅎㅎㅎ 알면서 물어보긴 -_   -;;"

둘은 이야기를 나누는 중간 중간 커피를 마시러 나온 사람들을 향해 손 인사를 했다.


"내일 나올꺼냐?"

영태가 묻는다.

"아니 이참에 이책 가져가서 마저 보고 며칠 더 있다가 나올랜다."

"나 심심하니까 빨랑 보고 나와라."

한참 수다를 떨다가 병수가 책을 들고 먼저 일어섰다.


지연이 잠에서 깨서 휴게실로 나왔다.

한 남자가 다리를 절룩 거리며 휴게실을 나간다.

옆자리 남자가 뒤따라 나갔다.

지연은 '점심에는 커피'를 뽑아서 마셨다.


"60점!"

병수가 나지막히 말했다.

"얼굴에 손자국 나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