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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샐러리맨 이야기

인연 - 04

지연은 다음날 일찍 일어나 도서관엘 갔다.

당분간 학교보다는 도서관에 들를 생각이다.

서가에 들러 책이 반납 됐는지 검색해 봤지만, 역시 대출중이다.

'재미도 없는 책을 누가 빌려 갔을까?'

딱히 기대는 안했지만, 약간의 실망감에 입술에 힘이 갔다.

서가에서 나와 일반인실로 들어 갔다.

에어컨 근처의 좋은 자리는 대부분 임자가 있는 듯 했다.

물론 그 주인들은 대부분 오지 않은 것 같았다.

지연은 빈자리를 찾아 앉고 책을 폈다.


'이자식 많이 아픈가?' 영태는 병수의 빈 고정석을 힐끗 보며, 병수가 늦는 것에 신경이 좀 쓰였다.


"병수야! 너 다리를 왜 그렇게 절어?"

병수는 모른척 티 안나게 나오려 했지만, 엄마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아.. 어제 도서관 계단에서 삐끗했어."

습관처럼 둘러 말했다.

"어디 보자?"

엄마가 병수의 바지 한쪽을 걷어 올린다.

"이거 많이 부었네! 도서관에 그냥 갈 수 있겠냐? 다 큰 게 조심좀 할 것이지.. 어쩌다가.."

어머니의 걱정 섞인 잔소리가 시작됐다.

"괜찮아. 영태가 잘 아는 한의원이 있다는데.. 거기 가서 침 맞을께요."

병수는 더 듣고 싶지 않은 듯 재빨리 바지를 내렸다.

"자!"

엄마가 만원을 쥐어주며 말한다.

"침 맞고 약국 가서 근육이완제 사먹어. 힘들면 며칠 집에서 공부하던지.."

"알았어."

신발을 신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정형외과부터 가봐!"


"드드드드득~  드드드드득~" 영태의 캔디폰이 모처럼만에 울린다.

영태는 전화를 움켜쥐고 일반인실을 나왔다.

"위이이이잉~ 딱!"

"어. 그래.. 왜 안와?" 영태가 병수에게 묻는다.

"응.. 어제보다 좀 많이 붜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다."

"그럼 오늘 못 오겠네?"

"그럴 것 같다."

"한의원에 가볼래?"

"아니 근육이완제 먹고 좀 있으면 괜찮아 지겠지. 아무튼 오늘은 못 갈 것 같다."

"그래 몸조리 잘하고~"

영태는 전화를 끊고 다시 일반인실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