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썸네일형 리스트형 인연 - 01 찌는 듯한 더위다. 어제까지 보름 넘게 내리던 비는 벌써 다 말라 버렸다. 버스 정류장에서 도서관까지는 10분 남짓 걸어야 한다. 아침부터 내리쬐는 태양을 피해 응달을 찾아 걸어보지만, 바라지 않던 땀 한 줄기가 등골을 타고 내린다. 아침 일찍부터 사람들이 옥수수알 처럼 도서관에 자리를 틀고 앉아있다. 도서관 구석에 세워진 에어컨이 작아 보인다. 에어컨과 먼 곳에 앉은 사람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지만 허망한 손놀림일뿐, 더위는 쉽게 떠나지 않을 것 같다. "왔냐?" 벌써 그 자리에서 3년째 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인 영태다. "일찍 나왔네? 오늘 무척 덥다. 어제까진 비좀 그쳤으면 했는데, 비가 그리워 질 것 같아" 가방을 책상에 올려 놓으며 병수가 대꾸했다. "나와!" 영태는 눈짓을 하며 휴게실로 향한다. 병.. 더보기 이전 1 2 다음